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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 여름에 가장 많이 찾는 음식 중에 하나가 바로 냉면입니다. 이 중에 가장 유명한 양대산맥이 바로 평양냉면과 함흥냉면입니다. 

 

한 때 평양냉면 열풍이 불어 함흥냉면이 진정한 냉면이 아니라는 의식이 자리잡은 적도 있었지만 사실 각기 다른 매력을 가진 음식이라고 보는게 맞는 것 같습니다.

 

일반적으로 평양냉면은 슴슴하고 깊은 육수 맛, 함흥냉면은 매콤달콤한 양념장과 고명을 얻은 자극적인 맛이 차이점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실제 북한 평양냉면을 접한 분들의 여러 후기들이 전해지면서 평양냉면이라고 양념장을 넣지 않고 슴슴하게 육수맛을 느끼면서 먹는게 정석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사실 평양냉면과 함흥냉면의 가장 큰 차이는 바로 면발입니다. 평양냉면메밀, 함흥냉면전분이 면발의 주재료입니다. 평양냉면은 메밀로 만들어 거칠고 굵으며 면발이 잘 끊기고 질기지 않습니다. 반면 함흥냉면은 메밀에 감자,고구마 전분을 섞어 면발이 가는 대신 질기고 쫄깃하며 잘 끊어지지 않습니다.

 

평양과 평안도 일대는 한반도 남부보다 강수량이 훨씬 적어 쌀이나 밀을 재배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서늘하고 건조한 토양에서도 잘 자라며 생장 기간도 비교적 짧은 메밀을 재배했습니다.

 

메밀은 글루텐 성분이 적어 뜨거운 국물에서 금방 풀어지기 때문에 차가운 육수에 넣어 먹는 편이 좋습니다. 지금은 냉장 기술이 발달돼 여름에도 냉면을 먹는게 당연한 것처럼 알고 있지만 과거에는 여름철에 차가운 육수를 구하기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겨울철에 시원한 동치미 국물을 섞어 육수를 만들고 그 차가운 육수에 면을 넣어 먹었습니다.

함흥은 평양보다 비가 적게 내려 메밀 수확도 쉽지 않았기에 감자 또는 고구마를 가지고 면을 만들었습니다. 여기에 함흥지방 바닷가에서 잡히는 신선한 가자미를 회를 떠 고추장으로 양념한 후 국수에 얹어 비벼 먹기도 했습니다.

 

평양냉면이 꿩고기나 사골 우린 육수 또는 동치미 국물에 말아 먹는 물냉면 위주라면 함흥냉면은 면 위에 맵게 무친 가자미나 홍어회를 얹은 비빔냉면을 으뜸으로 칩니다. 물론 평양냉면에도 비빔냉면이 있고 함흥냉면에도 물냉면이 있습니다.

 

강원도 이북 지역에서 즐겨먹던 냉면은 6.25 전쟁이 터지면서 남하한 피난민들이 자리를 잡으면서 남쪽에도 전파됐고 이제는 여름철을 대표하는 메뉴로 자리 잡았습니다. 평양냉면은 평양냉면대로 함흥냉면은 함흥냉면대로 각기 다른 지역의 특성을 가지고 발전했고 전국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살아남은 것이죠.

 

이제 어디가 진짜다 어떤 냉면은 가짜다라는 이분법적이 사고를 가지는 것이 아니라 각각 지역의 특성을 가진 냉면이라고 생각하고 각자의 취향에 맞게 냉면을 즐겼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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